onepiece

[에이사보] 아침






현대AU


 알람 소리가 시끄럽게 방을 울려댔다. 자신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며 자신의 휴대폰에 들어있지도 않은 락 음악까지 다운받아 알람벨 설정을 해놓은 사보의 휴대폰이 오던 잠도 싹 달아날 정도로 시끄럽고 크게 울어대고 있었다. 사보는 신음을 흘리며 침대 바로 옆에 있는 탁상에 손을 최대한 뻗어 그 위를 더듬거렸다. 잡히는 거라곤 차가운 탁상의 표면과 찬 아침 공기 뿐이었다. 사보는 아직 잠이 덜 깨 감고있던 눈을 게슴츠레 떴다. 휴대폰을 탁상 저 끄트머리에 가있었다. 귀찮다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몸을 꽉 옭아매고 있는 에이스의 팔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짝 움직이며 몸을 더 앞으로 이동해 팔을 뻗었다. 여전히 눈을 제대로 뜨고 있지 않아 성공적으로 휴대폰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었으나, 휴대폰이 잡혔다 생각 할 때 갑자기 사보를 뒤로 확 이끄는 힘이 가해졌다.


   "에이스?"

   "가만히 있어.."


에이스는 사보의 허리 쯤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리며 말했다. 이 녀석은 알람에도 끄떡 없길래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자신이 움직임으로 인해서 잠이 조금 깬 것 같았다. 미안해. 잠 깨웠어? 사보가 물었지만 에이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냥 잠결에 나온 행동인 것 같았다. 어찌 됐건 사보는 알람 끄기를 포기해야 했다. 아까보다 에이스는 자신의 몸을 더 꽉 잡고 있었고, 조금 더 움직이면 에이스의 잠을 다 깨울 것 같기도 해서 가만히 있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불현듯 무언가가 머리를 스쳤다. 오늘 루피 방학 끝나는 날 아냐? 사보는 두리번 거리며 달력을 찾았다. 어제가.. 31일이었고, 오늘이 1일... 사보가 직감 한 대로 오늘은 루피의 방학이 끝나는 날이 맞았다. 


   "에이스, 이거 놔 봐. 루피 챙겨야 해."

   "아직 방학이잖아.."

   "아니야. 오늘 루피 학교 가야해."

   "알아서 가라 해."

   "루피가 그럴 수 있겠는지 좀 생각을 해 봐."

   "이제 2학년인데 알아서 하겠지..."

   "넌 2학년 때 스스로 했냐?"


사보는 갈 수록 이상하게 변하는 에이스의 사고방식에 혀를 쯧 하며 마음 속으로 차곤 에이스를 밀어냈다. 밀어내 질 것만 같던 에이스는 다시 한 번 사보의 허리에 팔을 꼭 감았고, 사보는 짜증을 내며 에이스를 때렸다. 루피 챙겨줘야 한다고. 말 못 들었어?! 아 진짜 걔도 스스로 할 거라고... 2학년 밖에 안 된 애가 어떻게 스스로 하는데! 사보는 자신의 허리에 감긴 에이스의 팔을 억지로 풀어내며 침대를 벗어났다. 시계는 이제 막 여덟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사보는 루피의 방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도 자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형제라 칭했지만, 사실은 피를 나눈 혈육이 아니라 의형제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꼭 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듯, 아침잠이 매우 많았고 성격도 공통점이 있었다. 특히 루피나 에이스는 무모한 것이 아주 닮아있었다. 물론 그 둘이 아침잠도 제일 많았다. 사보는 그나마 적은 편이었다. 그는 루피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밤 새 보일러로 뜨끈해진 방의 공기가 훅 끼쳐 들어왔다. 루피는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사보는 루피를 흔들어 깨웠다.


   "루피, 일어나. 아침이야. 학교 가야지."

   "우웅... 학교 시러...."


루피는 몇 번 몸부림을 치더니 학교가 싫다는 한 마디를 던지고는 자신이 차서 내던진 이불을 끌어당겨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루피, 그러지 말고 좀 일어나 봐. 학교 가야한다니까. 오늘 개학이잖아. .. 시러... 루피는 이불 안에서도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사보는 이래서야 얘를 깨울 방법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아침 먼저 하자는 생각으로 주방으로 걸어갔다.


   "루피는?"


주방에 걸어가 전날 먹은 찌개를 데우려 불을 켜자, 에이스가 부스스한 머리를 손으로 대충 휘적거리며 정돈하며 걸어나왔다. 겨울인데도 용케 윗통을 까고 자고, 생활하는 에이스를 보며 너는 군대에 가선 정말 잘 생활 하겠다며 몇 번 우스갯 소리로 던졌다. 그럴 때 마다 에이스는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라며 그는 웃는 얼굴로 되받아 치며 말했다. 사보는 그런 에이스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난방해도 몸의 열로는 꽤 추울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사보는 에이스의 말에 대답했다.


   "아직 학교 안 갔어. 대신 깨워 봐."

   "뭐? 내가 루피 그 녀석 어제 그렇게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라고 당부했는데."

   "어쨌든 안 일어났으니까 좀 깨우라고."

   "귀찮게..."

   "네 동생 깨우는게 그렇게 싫어?"

   "너야 모르겠지만 루피 내가 깨우면 진짜 발로 차고 별 짓을 다한다고."

   "평소에 뭘 잘못했냐."


사보는 국을 빨리 데우려는 생각으로 국자로 국을 휘적휘적 저었다. 좀 깨워 줘. 에이스는 덜 닫힌 루피의 방문을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곤 루피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큰 소리가 나더니 에이스는 루피의 방을 뛰쳐나왔다.


   "나 쟤 안 깨워!!"

   "또 왜그래."

   "일어나라고 했더니 되레 나한테 짜증질이야!!"

   "그러니까 루피한테 평소에 좀 잘하지."

   "아오 진짜!!"


에이스는 짜증을 내며 머리를 헝클였다. 그러다 머리 엉켜서 나중에 푸는 거 힘들다. 라며 사보는 마저 아침 준비를 했다. 그러다 루피가 방에서 걸어 나와 에이스의 다리에 박치기를 했는데, 에이스는 이 쪼그만게 어디서 형한테 덤비냐며 루피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루피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울먹이기 직전이었고, 자신의 머리를 감싼 손을 그대로 쥐어 에이스의 다리를 퍽퍽 때려댔다. 아프다니까, 이 꼬맹이가?! 에이스가 짜증을 내며 루피에게 말했지만 루피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여전히 에이스의 다리를 때려댔다. 그런 장면을 그저 요리하며 관전하던 사보는 냄비째 식탁에 내려놓았고, 루피는 토도도 달려와 의자에 털썩 앉았다.


   "루피 좀 학교 근처까지 바래다 줄 수 있어?"

   "뭐?"


에이스는 사보의 말에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은 전혀 할 수 없다는 눈치였고, 사보는 그런 에이스를 보며 예의, 에이스가 약해지는 부류의 눈웃음을 지었다. 네 동생이잖아. 그리고 아침에 너 때문에 빨리빨리 준비하지도 못했다구. 라며 사보는 에이스를 재촉했다. 그런 사보의 말을 듣고, 또 그의 웃음을 직격으로 타격을 받은 에이스는 다시 신경질 적으로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딱 이번 뿐이야. 라며 그는 방으로 어기적 어기적 기어들어가 자신이 평소 자주 입던 티셔츠를 입고, 외투를 입었다. 시계를 잠깐 바라보던 사보는 열심히 먹어대던 루피를 억지로 떼어놓고는 에이스의 손에 루피의 손을 쥐어주었다.


    "오늘은 사보랑 같이 안 가?"

    "오늘만 에이스랑 같이 가."

    "싫어! 에이스 나빠!"

    "오늘만이야. 갔다오면 고기 해줄게."

    "!! 사보 나 금방 갔다오께! 고기해놔!"


그래그래. 라며 사보는 루피의 손짓에 자신도 손을 들어 흔들어 주었다. 잘 갔다와. 다치지 말고. 그리고 언뜻 에이스의 표정이 보였다. 너도 다치지 말고. 어제 눈 왔으니까 얼음 있을거야. 라는 사보의 말에 에이스는 코웃음을 쳤다. 헹. 그런 거에 넘어질까보냐. 라며 그는 쓰고있던 캡모자를 푹 눌러썼다. 갔다오면 뽀뽀해줄테니까 빨리 갔다와. 사보는 그의 등을 떠밀었다. 잘 갔다 올 수 있지? 라고 묻는 사보의 물음에 에이스는 대충 응. 이라고 대답하곤 신발을 신고 나섰다. 항상 저 녀석한테 이런 식으로 져버리는 자신이 꽤나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저 녀석 눈웃음이 얼마나 예쁜데. 에이스는 못 본 사람은 평생 이해 못할 거라는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캡 모자를 괜히 또 다시 푹 눌러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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